다들 탁하다고 아쉬워할 때, 인천시는 그 색을 브랜드로 등록했다
인천 앞바다에 가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왜 이렇게 흙탕물 같지’라고 생각해본 적 있을 겁니다. 저도 처음 을왕리 해변에 갔을 때 동해나 제주 바다를 기대했다가 살짝 실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인천시는 이 탁한 색을 숨기거나 개선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도시를 대표하는 공식 색채로 등록해버렸습니다.
인천바다색이란? 2017년 탄생한 ’10가지 인천색’
이 색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게 아니라 인천시의 정식 행정 사업에서 나온 결과물입니다. 인천시는 인구 300만명의 대도시로 성장했으나 회색 산업도시의 이미지가 남아 있고 원도심 노후화가 심각한 인천의 문제 해결 차원에서 색을 통해 도시의 정체성을 표하고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색채디자인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 2018년 최종보고회를 통해 지역 대표 10색으로 인천 바다색, 인천 하늘색, 정서진 석양색, 소래습지 안개색, 강화 갯벌색, 개항장 벽돌색, 문학산 녹색, 참성단 돌색, 팔미도등대 백색, 인천 미래색이 발표됐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 색을 뽑는 과정도 꽤 진지했다는 점인데, 키오스크(입식전자패널), SNS, 오프라인 설문조사와 토박이 인터뷰, 인천대 학생들과 함께 한 아이컬러 프로젝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들과 소통했다고 합니다.
정확한 색상 코드, 지금 확인할 수 있는 부분
인천시 공식 자료를 보면 인천을 대표하는 색상으로 인천이미지, 선호도, 선행연구, 전문가 자문을 통해 선정된 색상이라는 설명과 함께 인천바다색 항목이 존재하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인천 새벽바다색’이라는 부제도 함께 붙어 있습니다. 다만 RGB·CMYK·먼셀 수치 같은 세부 스펙은 인천시 색채디자인 매뉴얼 원문에서 확인해야 정확합니다. 모니터·인쇄물마다 색감 차이가 날 수 있으니, 실제 시공이나 디자인에 활용하려는 분이라면 반드시 인천시 공식 매뉴얼 수치를 재확인하시길 권합니다. 확인 필요 부분을 어설프게 단정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출처를 명확히 하는 게 더 믿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하필 탁한 서해 바다색을 골랐을까
인천 앞바다가 뿌옇게 보이는 건 사실 흠이 아니라 지형적 특징입니다. 인천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갯벌 지대를 끼고 있고, 조수간만의 차가 크다 보니 밀물과 썰물 때마다 갯벌 퇴적물이 바닷물 위로 떠오릅니다. 동해처럼 수심이 깊고 해류가 안정적인 바다와 달리, 서해는 얕은 수심에 갯벌 성분이 계속 섞이면서 특유의 흙빛 톤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인천시 입장에서는 이걸 ‘단점’이 아니라 ‘동해·남해 어디에도 없는 인천만의 색’으로 재해석한 셈입니다.
인천바다색은 어디에 적용됐나
실제 적용 사례를 보면 생각보다 우리 생활 가까이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인천시는 군·구와 적극 협력해 중구 만석고가교, 남구 숭의평화시장, 부평구 부개역 남측, 미추홀구 도화역 광장과 숙골 고가하부 등을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공간으로 꾸몄고, 인천 시청 내·외부 색채디자인, 인천e음버스 색채디자인, 학교 색채 컨설팅, 공공우산 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청사 2층~4층 복도 천장과 지하1층 외부 휴게공간에 색채디자인을 적용했습니다.
학교 현장에도 적용된 사례가 있는데, 계산여중 도색 작업에서 색채 전문가와 교사, 학생, 학부모가 함께 참여해 인천바다색과 문학산색에서 명도와 채도를 조절해 어울리는 색상을 찾아냈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부평 동소정 굴다리처럼 어둡고 지저분했던 통로에 인천색과 조명을 활용해 안전하고 밝은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사례도 있습니다.
인천바다색 vs 동해·제주 바다색, 얼마나 다를까
같은 ‘바다색’이라도 지역마다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동해는 수심이 깊고 플랑크톤·퇴적물 영향이 적어 짙은 청록 계열로 인식되고, 이 맑고 깊은 톤 자체가 강원권 관광 브랜딩에 자주 활용됩니다. 제주는 화산 지형과 얕은 산호·모래 지반 덕분에 에메랄드빛이 도는 바다색으로 유명하고, 이 색은 관광 사진이나 굿즈에서 ‘청량함’의 상징으로 쓰입니다. 반면 인천바다색은 화려함 대신 ‘갯벌과 삶의 터전’이라는 스토리를 담았다는 점에서, 예쁘게 포장하기보다 있는 그대로를 브랜드화한 사례에 가깝습니다.
단점을 정체성으로 바꾼 발상, 우리가 배울 점
인천시 관계자도 도시 색채의 의미에 대해 런던의 레드, 뉴욕의 옐로우 택시, 그리스 산토리니의 블루 앤 화이트 그리고 베니스의 다채로운 색채들까지 도시의 색은 그 도시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시민들에게는 자긍심 고취와 화합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남들이 ‘탁하다’고 아쉬워하는 부분을 ‘우리만 가진 색’으로 뒤집은 이 발상은, 사실 지역 브랜딩을 고민하는 다른 지자체에도 참고가 될 만합니다. 완벽한 자산만 내세우기보다 지역의 있는 그대로의 특징에서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 저는 이게 인천바다색이 주는 가장 실용적인 인사이트라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인천바다색의 정확한 색상 코드는 무엇인가요?
A. 인천시 공식 색채디자인 매뉴얼에 색상별 수치가 정리돼 있으나, 온라인상에서 정확한 RGB·먼셀 수치를 재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실제 활용 전에는 인천시 공식 자료를 직접 확인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Q. 인천바다색은 실제로 어디서 볼 수 있나요?
A. 중구 만석고가교, 남구 숭의평화시장, 부평구 부개역 남측 일원, 계산여중 도색 작업, 인천시청 내·외부 디자인 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인천 앞바다는 왜 탁하게 보이나요?
A. 세계적 규모의 갯벌 지형과 큰 조수간만의 차 때문에 밀물·썰물마다 갯벌 퇴적물이 물 위로 떠오르면서 특유의 흙빛 톤을 띠게 됩니다.
Q. 인천바다색은 언제, 왜 만들어졌나요?
A. 2017년 인천시가 회색 산업도시 이미지를 벗고 도시 정체성을 세우기 위해 ’10가지 인천색’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탄생했습니다.
매일 나아지는 살림을 위한 연구 진행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