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태구상도라는 설정 하나로는 설명되지 않는 게 있습니다. 쵸소우가 이타도리를 ‘오니쨩’이라 부르며 목숨까지 던진 진짜 이유요. 저는 이 관계를 단순히 ‘형제 설정’으로만 넘기기엔 아깝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시작점부터 최후까지 순서대로 따라가 봤습니다.
주태구상도, 형제 설정의 시작점
쵸소우, 에소우, 케치즈는 애초에 인간이 아니라 저주령으로 태어난 존재입니다. 그런데 이타도리는 이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얽히게 됩니다. 주태구상도 형제는 선조 카모 노리토시의 육체를 차지한 켄자쿠의 피가 섞였고, 이타도리는 켄자쿠가 생물학적 모친 이타도리 카오리의 육체를 차지해 낳은 자식으로 생물학적 부모는 다르지만 주술적으로는 친형제나 다름없는 기묘한 관계입니다.
피가 섞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형제가 되는 이 설정, 처음 봤을 땐 억지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단순 설정 놀이가 아니라 이후 감정선의 뿌리라는 걸 알고 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저주령으로서의 정체성과 인간 이타도리가 겹쳐지는 이 지점부터 둘의 관계는 적대와 애착 사이에서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오니쨩(형아)’이라 자칭하는 쵸소우의 독백, 그 의미
기수뇌동 편에서 쵸소우는 이타도리에게 동생들의 죽음을 캐묻고 전의를 다지는 장면에서 스스로를 형아라 칭합니다. 이게 왜 특별하냐면, 정작 동생들은 평범하게 형(兄さん)이나 형님(兄者)이라고 비교적 정중하게 부른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즉 ‘오니쨩’이라는 다소 응석 섞인 호칭은 오직 이타도리를 향해서만 등장하는 표현이었던 겁니다.
저는 이 장면을 처음 봤을 때 그냥 허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곱씹어보니 이건 쵸소우 자신의 결핍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형이라는 위치에 대한 갈망이 정작 진짜 동생들에게는 채워지지 않다가, 적으로 만난 이타도리에게 뜬금없이 투영된 셈입니다. 저주령이면서도 이런 인간적인 결핍을 느낀다는 게, 쵸소우를 단순한 빌런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 보이게 만드는 지점이었습니다.
이타도리와의 첫 조우, 균열의 시작
시부야 사변에서 쵸소우와 이타도리는 처음으로 진지하게 맞붙습니다. 시부야 사변 도중 이타도리는 쵸소우와 마주쳐 맞붙게 된다. 쵸소우는 이전에 주태구상도 형제인 에소우와 케치즈가 이타도리와 쿠기사키에게 죽은 일로 이타도리에게 복수심을 품고 있었고, 격전 끝에 치명상을 입혀 쓰러트리고 마무리를 지으려 한다. 이 지점까지는 그냥 복수극이었습니다.
그런데 마무리를 지으려는 순간, 갑자기 머릿속에 이타도리와 주태구상도 형제들이 평화롭게 지내는 존재하지 않는 기억이 떠오르고, 이에 쵸소우는 머리를 부여잡고 혼란스러워하다가 그 자리를 뜬다. 이후 게토 스구루의 정체를 파악한 그는 모든 진상을 깨닫게 되고, 이타도리를 자신의 친동생으로 여기기 시작한다. 죽일 수 있었던 순간에 손을 놓친 이 장면이야말로 둘의 관계가 적대에서 애착으로 넘어가는 진짜 균열점입니다. 복수심이 형제애로 뒤집히는 데 걸린 시간은 단 몇 초였지만, 그 몇 초가 이후 모든 서사를 결정합니다.
카미노 결전, 목숨을 건 선택의 순간
쵸소우는 형제관계에 대해 나름의 철학을 갖고 있었습니다. 쵸소우는 앞서나가 실패하지만, 그 실패를 알려 동생들을 돕고 지키는 것이 형, 그렇게 나아가는 자신을 도와 계속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게 동생으로 형제란 무릇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돕는 것이라는 형제관계론을 펼친다. 이 철학이 카미노 결전에서 그대로 행동으로 옮겨집니다.
스쿠나의 영역에서 도망칠 수 없는 상황, 쵸소우는 스쿠나의 영역 전체에 작렬하는 카미노로부터 자신을 희생하여 피로 만든 보호막을 펼쳐 이타도리 유지를 지킨다. 몸이 타들어가는 와중에도 자신의 무력함을 탓하며 미안해 하다가 자신의 희생에 당황하면서도 슬퍼하는 유지에게 “고마워, 유지. 내 동생이 되어줘서.”라는 말을 남깁니다. 이타도리 역시 “고마워, 형(兄貴).”이라고 말하며 쵸소우를 떠나 보낸다. 이 대사 교환에는 형제 의리와 개인적 애정이 완전히 겹쳐져 있어서, 어느 쪽이 더 크다고 나누는 게 무의미해집니다.
왜 쵸소우여야만 했는가, 감정 아크로 본 개연성
형아라는 호칭을 스스로 붙였던 독백, 죽일 수 있었던 순간에 멈춘 손, 그리고 죽음으로 지켜낸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다시 짚어보면 이건 우연이 아니라 하나의 완결된 서사입니다. 저주령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가진 존재가 인간에게 진짜 가족애를 느끼고 그걸 목숨으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쵸소우의 죽음은 단순한 전투 손실이 아니라 캐릭터가 완성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사후 장면에서도 스쿠나와의 싸움에서 죽음을 맞은 쵸소우 앞에 나타난 에소우가 이타도리를 막내라고 부른 것을 보면 이들도 이타도리를 형제로 받아들이게 된 모양이라는 점이 이 아크의 마침표를 찍어줍니다.
팬들이 이 서사에 유독 몰입하는 이유는, 형제라는 설정이 처음부터 완성돼 있던 게 아니라 적대에서 시작해 균열을 거쳐 애착으로 자라나는 과정을 전부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설정 하나로 끝났다면 그냥 편의적인 관계였을 텐데, 감정이 쌓이는 순서를 다 지켜본 독자 입장에서는 쵸소우의 선택이 납득되다 못해 먹먹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쵸소우와 이타도리는 정말 형제 사이인가요?
A. 주태구상도라는 특수한 태생 설정으로 형제처럼 묶여 있지만, 단순 혈연이 아닌 저주령으로서의 특별한 유대 관계입니다.
Q. 쵸소우가 이타도리를 ‘오니쨩’이라 부르는 장면은 어디서 나오나요?
A. 작중 특정 독백 장면에서 등장하며, 다른 인물에게는 쓰지 않는 이타도리만을 위한 호칭으로 감정적 의미가 큽니다.
Q. 쵸소우가 죽음을 택한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단순한 형제 의리를 넘어, 시부야 사변 이후 쌓인 감정선과 카미노에서의 선택이 결합된 결과로 해석됩니다.
Q. 쵸소우의 죽음이 이타도리 서사에 미친 영향은?
A. 이타도리가 저주령과 인간 사이의 경계, 죽음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합니다.
매일 나아지는 살림을 위한 연구 진행 중.